지난 3일 날에는 제천시 약산복지재단 2층 회의실에서 제천지역 제5차 소리나눔캠페인이 열렸다. 제천은 소리나눔캠페인이 처음 열린 곳이고 또 전국에서 가장 많이 캠페인이 열리고 있다. 아직 한 번도 열리지 못한 지역이 참 많은데. 이제 제천에서는 소리나눔캠페인이 특별한 행사가 아니다. 그냥 일상적인 행사가 되고 있다.
하지만 어쩌면 이런 모습이 소리나눔캠페인이 목표로 하는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일상 속에서 이와 같이 자연스럽게 소리를 나누는 것, 그래서 청각장애라는 것이 더 이상 장애가 아닌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세상.
행사가 끝나갈 무렵에 충만의 집에 있는 세 명의 자매들이 오셨다. 가장 나이가 많은 언니가 김란규 할머니(84세), 둘째가 권경숙 할머니(82세), 마지막이 권일남 할머니(59세). 세 분의 할머니들은 피를 나눈 친자매 분들은 아니시다. 권일남 할머니는 비록 막내이시지만 외로운 할머니들을 정성껏 돌봐드리고 있는 양로원인 충만의 집의 원장님이시다.
그 동안 시원하게 이야기 나누지 못한 언니들의 말문이 트인 것을 가장 뿌듯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모습이 영락없는 자상한 어머니의 모습이다. 둘째인 권경숙 할머니는 뼈대 있는 안동 권가의 후예임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고 계신다. 먼저 가신 할아버지가 보고 싶지 않으시냐고 여쭤보니 겉으로는 아니라고 하시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으신 모양이다. 큰 언니인 김란규 할머니는 언니다운 근엄한 모습으로 둘째의 말에 면박을 주시곤 한다.
캠페인을 통해 지급받은 보청기를 착용하시고 쉬임 없이 재잘거리는 자매들의 모습이 참 아름다웠고, 행사를 마치며 끝내 울음을 참지 못하며 꼭 잡은 앙상하지만 따뜻한 손에서 사랑이 넘치는 어머니의 체온이 느껴졌다.
이번 행사를 통해 세 자매를 포함 총 7명의 청각장애 어르신들과 소리를 함께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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