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30분쯤 되어서야 김동석 할아버지께서 도착하셨다. 오전 내내 얼마나 많은 전화를 하셨는지 모른다. 혹시 오늘 중으로 보청기를 못하실까 하는 염려 때문인 모양이다. 오실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몇 번을 말씀 드렸는데도 영 마음이 놓이시질 않는 모양이다.
오시자 마자 하시는 말씀이 병원에 대한 불만이다. 도대체 보장구 처방전이 무언지 몰라서 여러 병원을 다녀 오셨다고 한다. 그만큼 보장구 지원제도의 홍보가 미흡한 것 같다. 장애우들을 지원하기 위한 훌륭한 지원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활용도가 떨어지는 단면이 아닌 가 싶어 마음 한 구석에 아쉬움이 남는다.
청력측정을 마치고 디지털 보청기의 휘팅을 하려고 하는데 김 할아버지가 정색을 하시면서 묻는다.
“내가 의심을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뭐든지 확실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말인데. 설마 이거 40만원 짜리 보청기는 아니겠지? 내가 싸구려를 하려고 온 것은 아니거든. 예전에도 이런 일 때문에 불미스러운 일도 있구 해서 보청기를 하기 전에 확실히 해 두려고 그래. ” 몇 번을 되물으신다.
아마 예전에 이와 유사한 행사를 통해 다소간의 피해가 있으셨던 모양이다. 이런 분들에게 어떻게 소리나눔캠페인을 이해시킬 수 있을까? 아마 앞으로 캠페인을 진행해 나가는 과정에서도 수도 없이 제기될 수 있는 문제일 것이다.
“할아버지, 그러면 보청기를 착용해 보시고 40만원 짜리 같다고 생각되시면 그냥 가셔도 되니까 아무 걱정 말고 일단 보청기 착용하시고 소리를 들어보세요. 그리고 나중에 시중 보청기 상에 가서 2채널 디지털 보청기 가격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되시겠지요?”
김 할아버지의 의구심을 덜고 보청기를 착용해 드렸다. 휘팅을 하고 보청기를 착용해 드리는 보청기 회사의 나성욱 이사나 김승태 이사 모두 조심스럽다. 이렇게 의심이 많으신 분들은 나중에 불만도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더욱더 조심스러운 모양이다.
우리도 김 할아버지께 만족하지 않으시면 캠페인에 참여치 않으셔도 된다는 것을 몇 번을 확인해 드렸다.
결과는 아주 만족스럽게 끝났다. 그제서야 김 할아버지도 마음이 즐거워 지시는 모양이다. 제품의 성능도 성능이려니와 아마 나 이사님과 김 이사님의 성심을 다하는 모습에서 앞으로도 생겨날 이러한 의구심들에 대해 헤치고 나갈 수 있는 힘을 느끼면서 오늘 캠페인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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