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에서 오신 김선자씨는 세 살 때 한 쪽 귀에 이상이 생겼다고 한다. 어린 선자씨가 툇마루에서 세상 모르고 자고 있는데 삼촌이 미처 이를 모르고 망치질을 하다가 그 소리가 어린 선자씨의 귀에 충격이 되었던 것 같다.
어찌 보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건만 선자씨에게는 이 사건이 평생의 한이 될 줄은 몰랐다.
한 쪽 귀는 전혀 이상이 없으니 고등학교를 마치기 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큰 은행에 취직이 되었다. 즐거운 마음에 입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졌다.
신체검사 중 청력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판정되면서 취업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결국 사무직을 포기하고 생산직 근로자로 취업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 역시도 오래지 않아 직장을 잃게 되었던 것이다.
선자씨의 지난 삶을 들으면서 마음 속으로 우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 이 일이 선자씨에게만 일어난 특별한 일일까?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은 아닐는지. 안경을 쓰고 있는 사람과 보청기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이 다른 것이 무얼까? 생각해 보면 둘의 차이는 신체 부위의 차이일 뿐 아무런 차이가 없음에도 막상 당사자들에게 펼쳐지는 지금의 모습은 너무 많은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닌지.
안경을 쓰는 사람은 취업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보청기를 하는 사람은 청각장애라는 미명아래 취업을 거의 할 수 없는 것. 안경을 쓰는 사람은 영업용 차량을 모는데 전혀 제약이 없는데 보청기를 하는 사람은 영업용 차량의 면허조차 딸 수 없는 현실. 안경을 쓰는 아이는 자유롭게 일반학교에 다닐 수 있는데 보청기를 하는 아이는 구화학교를 가야만 하는 현실. 안경을 쓰는 사람은 일반인과 자유롭게 결혼하는데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현실.
얼마나 더 많은 예를 들어야 할 지 모르겠다.
청각장애우 여러분 이제 용기를 내십시요. 선자씨와 같은 용기를, 송파에서 오신 김형석씨 처럼 용기를 내십시요. 작은 용기가 나의 삶과 세상을 변화시키게 될 것입니다.
소리를 찾고 집으로 돌아가시는 선자씨와 형석씨의 모습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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